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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는 왜 사각형 무늬만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by barimi 2025. 5. 6.

점, 네모, 그리고 정보의 마법! 오늘은 QR코드는 왜 사각형 무늬만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QR코드는 왜 사각형 무늬만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QR코드는 왜 사각형 무늬만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길거리 포스터 한 귀퉁이, 음식점 테이블, 패키지 박스, 심지어 버스 정류장까지. 요즘은 어디에서나 QR코드를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찍기만 하면 쇼핑몰로 이동하거나 메뉴를 볼 수 있고, 간편한 결제까지 가능하죠. 마치 작은 사각형 안에 세상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한 번쯤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도대체 저 까만 점들과 사각형 무늬가 어떻게 정보를 담고 전달할 수 있는 걸까?'
겉보기엔 그냥 흑백의 무작위 네모들일 뿐인데, 스마트폰은 그것을 찰나에 인식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해석해냅니다.

오늘은 이 신기한 QR코드의 원리와 구조, 그리고 어떻게 단순한 사각형 무늬만으로 복잡한 정보를 담아낼 수 있는지를 아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컴퓨터나 코딩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드릴게요. 함께 이 디지털 도트의 마법을 하나씩 파헤쳐볼까요?

 

QR코드는 '이진법'으로 말을 건다


QR코드는 ‘빠른 응답’을 의미하는 Quick Response의 약자입니다. 이름처럼, 아주 빠르게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QR코드 안에는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담겨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이진법(Binary Code)입니다.
이진법은 0과 1, 두 가지 숫자만으로 모든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모든 디지털 장치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컴퓨터에서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내부에서는 모두 0과 1의 조합으로 처리됩니다.

QR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겉보기에 단순한 사각형 무늬지만, 검은 네모는 '1', 하얀 배경은 '0'으로 해석됩니다. 이 작은 점들과 네모들이 줄줄이 이어져서 하나의 긴 이진 숫자처럼 작동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A’라는 글자를 QR코드로 바꾸려면 컴퓨터는 A에 해당하는 이진 코드(01000001)를 먼저 찾습니다. 그리고 그 이진수 값을 검은 네모와 흰 네모로 바꿔서 QR코드에 배치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긴 문장도 이진수로 변환되어 QR코드 속에 차곡차곡 저장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무작정 점을 찍는 게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아주 질서 있게 배치된다는 겁니다. 이 규칙들이 없으면 스마트폰이 QR코드를 읽을 수 없습니다. QR코드는 마치 잘 정리된 퍼즐처럼 만들어져야만 ‘해독’이 가능한 겁니다.

QR코드 속 사각형의 구조와 역할


QR코드는 아무렇게나 점을 찍는 게 아닙니다. 정해진 구조와 역할이 있는 네모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는 ‘정보 지도’입니다. 각 사각형은 나름의 임무를 가지고 있죠. 전체 구조를 하나의 도시라고 본다면, 어떤 사각형은 길잡이 역할을, 어떤 사각형은 건물의 정보 역할을, 또 다른 사각형은 오류를 대비한 보험 같은 역할을 합니다.

① 위치를 알려주는 ‘위치 탐지 패턴’
QR코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세 개의 큰 사각형입니다. 좌측 상단, 우측 상단, 좌측 하단에 있는 검정 테두리의 큰 네모들이죠. 이건 단순히 디자인이 아닙니다. 이걸 ‘포지션 디텍션 패턴(Position Detection Pattern)’이라고 부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QR코드를 인식할 때, 가장 먼저 이 세 개의 큰 사각형을 찾아냅니다. 이 삼각형 형태는 QR코드의 방향과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입니다.
“QR코드가 여기에 있고, 이 방향으로 읽어야 해요!”라고 스마트폰에게 알려주는 것이죠.

덕분에 QR코드를 기울여 찍거나, 거꾸로 스캔해도 스마트폰은 방향을 바로잡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② 데이터를 저장하는 정보 블록
세 개의 큰 사각형 외에, 나머지 영역에는 수많은 작은 정사각형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데이터 영역’입니다. 여기에는 실제로 저장하고자 하는 내용, 예를 들어 웹사이트 주소, 문자, 명령어 등이 이진수로 변환되어 들어갑니다.

QR코드는 버전(version)에 따라 데이터 용량이 다릅니다.

버전 1은 21x21 셀

버전 2는 25x25 셀

최대 버전 40은 무려 177x177 셀까지 확장됩니다.
버전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QR코드 크기도 커지죠.

③ 오류를 감지하고 복원하는 보조 정보
QR코드에는 ‘에러 정정 코드(Error Correction Code)’라는 놀라운 기능이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QR코드가 구겨지거나, 일부가 가려져도, 그 정보가 복원되는 걸 보신 적 있지 않나요? 그건 QR코드 안에 여분의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종의 보험과도 같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압축하고 나면, 오류를 대비해 일부 중복 정보를 QR코드에 추가로 저장해둡니다. 이 덕분에 QR코드의 30% 정도가 손상돼도 내용을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겁니다.

이 기술은 리드-솔로몬 코드라고 불리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작동하며, CD나 위성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용됩니다.

QR코드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을까?


QR코드는 단순히 웹사이트 주소만 담는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숫자, 한자, 이모지, 심지어는 바이너리 데이터(파일 등)까지도 가능하죠.

① 저장 가능한 문자 수
QR코드의 데이터 저장량은 버전과 오류 정정 레벨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숫자만 입력할 경우: 최대 7,089자리

영문자/숫자 혼합: 최대 4,296자리

한글/한자(UTF-8 문자): 약 1,800자

바이너리 데이터(파일): 약 2~3KB

이 정도면 전화번호, 이메일, SNS 프로필, 명함 정보, 짧은 문서 파일 등 거의 모든 실생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죠.

② QR코드는 일방향일까? 양방향일까?
QR코드는 일반적으로 단방향 정보 전달에 사용됩니다. 즉, 정보를 ‘읽는’ 용도입니다. 예를 들어, QR코드를 스캔해서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건 단방향 정보 해석이죠.

하지만 스마트폰과 결제 단말기 사이에서 서로 QR코드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간접적인 양방향 통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만든 QR코드를 상점 단말기가 읽고, 반대로 단말기가 만든 QR코드를 소비자가 읽는 식입니다.

즉, QR코드는 하나의 코드 자체로는 단방향이지만, 사용 환경에 따라 양방향적인 기능도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유연한 도구인 셈입니다.

 

단순한 정사각형 속에 담긴 정보의 예술
QR코드는 그저 흑백의 작은 정사각형 무늬에 불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학, 컴퓨터 과학, 정보 압축, 오류 복원 기술까지 수많은 기술이 정교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복잡한 정보를 어떻게든 단순한 형태로 바꾸고, 그것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게 만든 이 기술은 마치 디지털 시대의 마법 문자 같기도 합니다.

QR코드가 처음 개발된 것은 1994년, 일본의 자동차 부품 회사 ‘덴소 웨이브’였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제품의 재고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용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하나로 QR코드를 읽고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QR코드를 볼 때, 그저 ‘편리한 도구’로만 여기지 않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그 작은 정사각형 하나가 어떻게 방향을 감지하고, 수천 자의 정보를 담고, 심지어 손상도 복원할 수 있는지, 조금은 더 흥미롭고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셨다면, 이 글의 목적은 충분히 이뤄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