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도 참을 수 없는 생리현상. 오늘은 우주비행사는 화장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주비행사.
지구 밖을 떠다니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탐험하는 사람들이죠.
우주를 여행하는 그들은 마치 현실 속 슈퍼히어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우주비행사라도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경험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하나 있죠.
화장실 가기.
지구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간단한 일이지만, 우주에서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우주는 무중력, 즉 중력이 거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뭔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도, '앉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중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대변도 소변도, 물방울처럼 공중에 떠다닐 수 있어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죠?
그렇다면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화장실을 사용할까요?
무중력 속에서 용변을 해결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은 어떤 원리일까요?
오늘은 평소에는 잘 다뤄지지 않는, 그러나 정말 중요한 이야기.
“우주에서의 화장실” 이야기를 깊고도 재밌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구와는 전혀 다른 세계: 무중력에서의 생리현상
지구에서는 화장실 사용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앉기만 하면 중력에 의해 대소변은 아래로 내려가고, 물을 내리면 하수도로 흘러가며, 공기의 흐름이 냄새를 통제합니다.
하지만 우주는 다릅니다.
'중력'이라는 기본 조건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모두 바뀝니다.
무중력의 놀라운 현실
대변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서 ‘떠올라요’.
소변은 방울처럼 공중에 둥둥 떠다닙니다.
앉으려고 해도 바닥이 없어, 몸이 계속 뜹니다.
물도 아래로 흐르지 않기 때문에, 물을 사용한 세척이 어렵습니다.
이처럼, 중력이 없다는 건 모든 생리적 과정이 ‘멈춘다’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초창기 우주비행의 어려움
1961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을 했을 때, 화장실은 없었습니다.
그는 단 몇 시간만 우주에 머물렀기에 종이 기저귀를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우주비행 시간이 길어지면서, ‘기저귀’는 더 이상 대안이 아니었어요.
제미니 프로그램(1960년대):
조잡한 소변 수집기와 대변 수거백 사용 → 누출 문제 다수 발생
아폴로 미션:
고무로 된 대변 주머니, 접착 테이프 → 누수/냄새/감염 등의 문제
결국, NASA와 각국 우주기관들은 깨달았습니다.
“우주에서는 단순한 화장실도 고도의 과학 문제다.”
우주 화장실의 원리: 기술이 만든 인류의 화장실 혁명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쓰이는 화장실은 단순한 ‘변기’가 아닙니다.
그건 압력과 공기의 흐름, 진공, 위생 설계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고성능 기계장치예요.
소변 처리 방식
우주비행사들은 개인용 깔때기형 튜브를 사용합니다.
이 튜브는 진공 상태로 설정된 흡입기로 연결돼 있어, 소변이 공중에 뜨지 않고 흡입됩니다.
이렇게 모인 소변은 특수 정화 시스템(Urine Processor Assembly)으로 보내져,
증류·여과·자외선 살균을 거쳐 깨끗한 물로 바뀝니다.
이 물은 다시 음료수나 생활용수로 재사용됩니다.
NASA는 이 기술을 “지구의 미래 정수 시스템 모델”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변 처리 방식
우주 화장실 좌석은 작고 좁으며, 양옆에 다리 고정 벨트와 발걸이가 있습니다.
대변을 보기 전에 반드시 고정 장치를 착용해, 몸이 떠오르지 않게 해야 합니다.
대변이 나오는 순간, 강력한 진공팬이 그걸 흡입해 밀봉된 위생백에 저장합니다.
저장된 대변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주 쓰레기 처분용 캡슐에 담겨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 사라집니다.
냄새와 감염 방지
우주정거장은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냄새 제거가 매우 중요합니다.
화장실 내부에는 활성탄 필터와 공기 순환 장치가 있어 냄새를 잡습니다.
또한 모든 처리 시스템은 세균 증식 억제 설계로 되어 있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합니다.
이 모든 기술의 조합 덕분에, 우주비행사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진짜 우주비행사들이 말하는 ‘화장실의 현실’
화장실을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주에서의 화장실은 훈련이 필요한 고난이도 임무입니다.
실제 사용 과정은?
1단계: 고정 – 다리 고정 벨트와 손잡이를 잡고, 좌석에 정확히 위치
2단계: 타겟 정렬 – 대변 흡입구에 엉덩이를 정확히 맞춰야 함 (실수하면 참사!)
3단계: 팬 작동 – 진공팬을 켜고, 흡입이 원활한지 확인
4단계: 완료 후 폐기 – 밀봉백에 포장 후, 폐기통에 안전하게 보관
우주비행사의 생생한 후기
크리스 해드필드(캐나다 우주비행사):
“우주에서 대변을 잘못 처리하면... 떠다닐 수 있어요. 절대 장난이 아닙니다. 모두 진지합니다.”
페기 윗슨(NASA 여성 지휘관):
“소변을 재활용해서 물로 마신다는 건 처음엔 거부감이 들지만, 생존을 위한 것이기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스콧 켈리:
“우주에서는 화장실 훈련도 똑같이 진지하게 받아야 합니다. 위치 맞추는 데만 몇 시간을 써요.”
지상 훈련도 엄청나다!
NASA는 실제 우주 화장실과 거의 유사한 모의 화장실 훈련장을 운영합니다.
거울을 보고 자신의 엉덩이 위치를 조정하며 연습하고, 센서가 알려주는 정확도에 따라 교정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주 화장실은 ‘자동차 운전보다 어려운 기술’일 수도 있어요.
가장 인간적인 문제에 담긴 가장 첨단의 기술
우주라는 공간은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인간에게 낯설고 불편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단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사소한 일상조차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입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문제지만, 우주에서는 이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역학,
위생학,
정밀 기계 설계,
생물학적 폐기물 처리 기술
등 수많은 분야의 과학이 협력합니다.
이제 우리는 알게 되었죠.
“우주에서도 가장 필요한 건, 결국 화장실이다.”
우주비행사의 삶은 멋지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불편함과 현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매일 작은 불편을 이겨내며 인류의 미래를 향해 나아갑니다.